탐정J
J와 나는 중학교 다니는 동안 같은 통학버스를 탔고, 비슷한 수준의 성적에 경쟁의식도 있었으며, 무엇보다 그 아이는 나를 궁금해하는 것 같았다. 나보다 한뼘은 더 큰 키, 미국에서 꽤나 지내다 온 것 같은 영어 감각, 기품있어 보이는 어머니, 무역업을 하시는 아버지를 둔, 혼자 딴세상에 사는 듯한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아이였다. 중학교 1학년 때 봄소풍 날 입었던 옷이 기억난다. 회색 바탕에 차분한 하늘색이 섞인 후드티 안에 미색과 살구색의 중간쯤인 반팔 폴로를 받쳐 입고 진한색의 플레어핏 청바지, 검정색 나이키 허모사를 신었다. 이토록 생생하게 기억하는 이유는 다름아닌 저 친구의 반응이 좋았었기 때문이다. 같은 반도 아니었는데. 아마 그때부터 날 관찰할 만한 대상으로 여기기 시작했나보다. 내가 사는 ..
지은 글
2026. 4. 8. 06:26